윤명로(b. 1936)는 1960년에 한국미술의 주요사건 중의 하나인 한국미술가협회를 결성하며 한국근대미술사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원로화가다. 그가 1960년대부터 선보인 연작들은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아 두꺼운 물감층의 마티에르(matière)가 드러나는데, 이러한 특징은 그의 작업에서 오랜 기간 나타난다. 이어서 그는 두터운 물감층의 균열을 활용한 크렉(Crack)기법을 시도함으로써 비정형의 화면에 독특한 조형성과 입체감을 부여했으며 노동집약적으로 반복하는 붓질의 행위를 통해 움직임의 흔적을 캔버스에 드러냈다. 또한 그는 아크릴 물감과 수묵을 함께 사용하여 매체 간의 조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세잔과 겸재 사이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작가 본인의 말처럼 그는 자신의 작품을 서양과 동양, 그 접점에 두고자 한 것이다. 즉, 윤명로는 오랜 기간 물감의 물성,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탐구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접목을 시도하며 확장된 회화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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