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서의 회화는 스마트폰을 통해 접하는 범람하는 정보의 잔상을 재빨리 기록하고 그다음 이미지의 잔상을, 또 그다음의 잔상을 속도감 있게 기록해 나간다. 이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움과 자극을 찾아 빠르게 이동하며 흐르는 깊이가 상실된 오늘날의 풍경을 담는다. 사유의 깊이가 상실된 상태, 빠른 전환 속의 단절이 시각화된 이윤서의 회화는 정보가 끊임없이 순환하면서 맥락을 잃고 와전되고 변형되며 해결 없이 유보된 상태로 축적되기만 하는, 오늘날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보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것이 아닌, 빠른 붓질 속에 뭉개진 (재현에)실패한 이미지는 쏟아지는 정보의 양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회화라는 매체 자체가 가진 물성을 드러내며 작가의 빠른 화제 전환은 인풋과 아웃풋의 간극을 드러낸다. 즉각적인 사고의 전환을 회화라는 고전적인 매체로 기록하는 것은 생명력이 짧은 현시대의 시각 언어를 과거의 긴 시간 속에서 살아남은 언어를 빌려와 박제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개인 욕망의 표출이기도 하며 크고 빠른 변화 사이에 끼어버린 세대가 현재를 소화하는 방식을 드러내는 자화상이기도 하다. 이윤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사와 전문사를 졸업하고 2015년 가나 아트스페이스에서 첫 개인전 <Bigfoot Reference>를 시작으로 갤러리 조선 <그림 그린 그림>(2023) 등 다수의 개인전을 진행했다. 서울문화재단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 사업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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