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여신이며 지구를 의미하는 ‘가이아’는 우주에서 보면 무수한 생물들이 상호 작용하고 있는 거대한 하나의 생명덩어리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람들도 그 일부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대지의 품에서 태어나 그 속에서 뒤엉켜 살아내고 다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순환하며 살고 있지요. 이와 같이 나의 그림에 등장하는 수줍은 모습의 형태들은 생명체와 그 의미가 잇닿아 있습니다. 그것은 아직 구체적인 생물체로 분화되기 이전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부디 그 생명체가 반투명한 구슬 같은 수정란이 분열하고, 씨앗이 뿌려지고 퍼져나가듯 관람자의 마음속에서 싹을 틔워서 결국 자기 안의 공간으로 되돌아오는 경험을 하게 되길...... 그리하여 시원(始原)을 잊지 않기를......
출처 · gagosipogallery.com/p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