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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사막으로 돌아간다

종료
장소
디스위켄드룸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42길 30
기간
2025년 9월 17일 ~ 2025년 10월 25일
참여 작가

전시 소개

사하라 사막의 모래를 밟으며 걸어가다가 낙타 두 마리의 사체를 발견했다. 서로 마주 본 채 요새처럼 누운 낙타들을 바라보며 그는 아마도 수컷끼리 싸우다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햇볕 아래 모래 속에서 파리하고 하얗게 풍화되어 빛나던 뼈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 조각을 집어 들어 그에게 가져가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는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허락해 주었다. 나는 숙소로 그 뼈를 가지고 돌아와 죽음을 목도하는 공포와 아름다운 형태에 대한 소유욕 사이의 기이한 관계를 생각했다. 그리고 문득 내가 어떠한 암묵적 질서를 어긴 것은 아닐지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다음 날 그 뼈를 다시 그에게 돌려주었더니 그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좋은 결정이야. 내가 이 뼈를 제자리에 돌려놓을게. 모든 것은 사막에서 태어나 사막으로 돌아가니까.”– 박신영 작가 노트 중 기억은 선택적인 동시에 불가항력적이다. 개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인식의 기저에 가라앉았다가 불시에 떠오르기도 한다. 실상 기억은 무수한 자극 현상에 응답한 반응 중 일부만을 수집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스쳐 간 파동이 표면을 다시 뚫고 나올 때, 이들은 종종 주체의 사유와 주관에 따라 편집되어 특정 언어나 형상으로 체현된다. 박신영은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경험한 낯선 환경의 사회 문화적 특성을 주관적 기록으로 재구성한다. 그는 주로 인간과 동물, 문명과 자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살피고 각자가 발 디딘 시공 너머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새롭게 조망하도록 이끈다. 다양한 장소에서 수집한 파편들은 종이, 나무,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판화, 드로잉, 입체로 기록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과거 모로코 기행을 바탕으로 그가 몇 년간 소화하지 못했던 기억과 감정의 잔여물을 살핀다. 소화의 과정에서 걸러진 흔적들이 작가의 조형적 규칙에 따라 시각화되고, 단순한 회상을 넘어 현재와 미래의 경험 속에서 그에게 작동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사하라 사막, 아틀라스산맥, 대서양과 지중해 연안 등 다양한 지형으로 이루어진 모로코는 아랍, 아프리카, 유럽의 요소가 어우러진 독특한 정체성을 지닌다. 전통 의례와 축제가 살아 있고 목축과 농업이 여전히 삶의 근간을 차지하는 곳. 기원의 형태가 남아 있는 지역을 방문한 작가는 과거를 세련화하고 지양하며 대체해 나가고 있는 인류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동시적 감각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그에게 자연의 섭리와 더불어 지나온, 혹은 앞으로 마주할 이데올로기적 층위에 대해 자문하게 했을 사건으로 짐작된다. 그러한 맥락에서 서두에 인용한 사하라 사막 일화는 생명의 기원과 순환, 나아가 투쟁과 전복, 길들임의 과정을 암시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눈병 걸린 고양이, 원피스를 입은 원숭이, 밧줄에 묶인 매와 뱀, 우리에 갇힌 사막여우 등은 작가가 여행 중 목격한 대상들이다. 오직 수단으로써 이용되는 이들로부터 어린 시절 보았던 동물원의 물개, 교문 앞 장수가 팔던 형형색색의 병아리를 떠올렸다고 한다. 목적지 곳곳에서 촉발된 마음

출처 · thisweekendroom.com/everything-returns-to-des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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