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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보다 낯선

종료
장소
디스위켄드룸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42길 30
기간
2021년 5월 6일 ~ 2021년 5월 29일
참여 작가

전시 소개

“당신의 집에는 거울이 몇 개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아마 상당수의 사람들은 ‘화장실 거울, 현관 거울, …’ 등의 방식으로 거울의 수를 세 볼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수준 이상의 상상력과 통찰력을 지닌 사람은 좀 더 폭넓은 셈을 시도할지도 모른다. 가령 ‘잠깐, 내 서재에도 거울이 있나?’라고 자문한 뒤 ‘아, 그러고 보니 내게 가장 소중한 책 가운데 하나가 에밀리 디킨슨의 시선집이고, 나는 디킨슨의 시를 감상할 때마다 내 자신을 응시하기에 이 또한 거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자답하며 그 시집을 비롯하여 서재의 책꽂이에 놓인 또 다른 거울들을 재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가시광선을 물리적으로 반사시킬 수 있는 물체만 거울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물체로 볼 수 없는 자기 정체성의 단면들은 그 관찰과 이해를 위해 좀 더 특별한 거울을 요구한다. 흥미로운 건, 이러한 거울들은 적지 않은 경우 우리가 그것을 보거나 경험하기 전까지는 거울일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마크 로스코의 전시, 조수미의 공연, 그리고 아녜스 바르다의 영화: 우리가 눈물을 닦으며 자신을 재발견하는 건 전시장, 공연장, 그리고 극장을 떠날 때이지 않은가, 입장할 때에는 손수건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수용성 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경험을 한 뒤 파우더 룸의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칠 것이다. 어떤 거울은 화장을 망치고, 어떤 거울은 화장을 고친다. 어떤 거울은 우리의 표정을 보여주고, 어떤 거울은 표정을 만든다. 이런 방식으로 예술의 여러 기능 가운데 ‘거울 능력’이 존재함을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면, 자기 성찰을 주제로 하거나 그에 대한 특별한 영감을 제공하는 예술은, 가령 곽상원과 박신영의 작품들은, 마치 오목 거울과 같은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평면 거울보다 상이 크게 맺히기 때문에 얼굴의 일부를 좀 더 크게 보고 싶을 때 오목 거울이 필요한 것처럼, 즉 오목 거울이 제공하는 크기의 확대적 왜곡이 필요한 것처럼, 얼굴의 눈이 아닌 눈으로 자신의 일부를 좀 더 자세하게, 또는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을 때에는 확대적 왜곡과 같은 자기 성찰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곽상원과 박신영, 두 작가 모두의 작품 세계를 감상하며 ‘낯선 환경 속의 나’라는 공통분모를 통찰하는 사람은 낯선 환경 속에서 낯선 경험을 하는 자신이 그 환경 속 사람들이나 다른 대상들, 즉 그 환경이 낯선 게 아니라 친숙한 존재들과 대비됨을 경험하며 평소보다 자신의 정체성이 왜곡되어 확대되는 것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을 평소보다 좀 더 상세하게, 또 새롭게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을 중심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도시라는 공간이 갖는 지리적 특성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적 속성 등으로 구성된 자신의 일상과 거리가 먼 환경에 두 작가의 미술적 자아가 배태된 모습이 각자의 작품에 담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형태적으로 봤을 때 박신영의 자아는 작품 속에 직접적으로 드러나

출처 · thisweekendroom.com/far-in-my-mi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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