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쉽게 손을 떠난다. 던지기도 전에 이미 방향을 품고 있다가, 손끝을 벗어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게 된다. 공은 튕기고 굴러가며, 예상치 못한 각도로 꺾인다. 의도한 곳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도 끝내 어디엔가는 닿는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던져왔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마다의 각도와 힘으로, 서로 다른 언어와 재료를 손에 쥐고 궤적을 만들어 왔다. 그 궤적이 늘 정확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의도한 지점을 벗어나기도 했고, 되돌아오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멈추지 않았다. 튕겨져 나간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향하는 곳은 과연 정해진 좌표일까. 이 전시는 그 질문 속에서 계속해서 무언가를 던져온 우리들의 기록이다. 특정한 정착지를 증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움직임이 남긴 자국을 가시화하는 일이다. 각자가 꽂힌 자리가 계획한 곳이든, 예상하지 못한 곳이든, 모두 하나의 도착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튕겨져 나가 아무데나 꽂히곤 하지〉는 숙명여자대학교 회화과 졸업전시로, 서로 다른 궤적이 한 공간에서 교차하는 순간을 담는다. 궤적들이 엮이듯, 각자의 작업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의 경로를 스치고 간다. 무수한 방향들이 겹쳐지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서로가 끝내 닿은 궤적을 마주한다.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전시위원회
출처 · instagram.com/smwu2026_fineartbside 앱으로 이 전시의 순간을 기록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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