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원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흐름, 빛의 번짐 등 비가시적 자연 현상을 은분 캔버스 바탕에 유성 색연필로 표현한다. 작가는 빛의 움직임과 광학, 기상학적 세계관에 관심을 가지며 비물질과 무형적 생성물을 회화적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연구하는데, 이는 드로잉의 반복과 변주를 통해 가벼운 공간감을 형성한다. 유성 색연필로 중첩한 선들은 캔버스 층위를 다양한 형태로 메꿔 나가지만, ‘분산’이라는 제목과 같이 그 위를 유영하고 있다. 맑은 날 유리창을 뚫고 온 빛의 부유함을 경험하는 것처럼 작가의 작품에서 은분 위를 반사하는 빛과 회화 내부에 담긴 빛의 스펙트럼이 변화하는 순간을 관찰할 수 있다. 한줄기 빛이 유리창을 뚫고 벽을 사선으로 스치는 것처럼 작가의 ‘erasing’은 지우개를 도구로 화면 위 궤적을 날카롭게 단절시키고 또 다시 그 빛을 불특정하게 채워 나가는 것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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