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이용빈은 디지털 프로그램에서 작동하는 조형적 원리를 차용한 결과물을 도출한다. 스크린 너머로 인지되는 3차원의 대상은 주로 가상의 선으로 세워진 골조 위로 질감이 다른 얇은 스킨을 씌워 양감을 조성하는 식으로 존립한다. 작가는 이 방법론에 사용되는 프레임과 껍데기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관념적인 도구라는 점을 인지한다. 그는 이 사실을 자신의 작품에서 의도적으로 도드라지게 만듦으로써 비물질과 물질적 성분이 혼재된 동시대의 실상을 드러내고자 한다.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디지털 논리로 구현된 생태계에서 차출된 이미지의 파편은 질긴 가죽과 용접한 철제 프레임의 조합으로 치환된다. 이질적인 요소들의 결합으로 태어난 대상은 다시 스크린 안으로 회귀하지 못하고 이 땅에서 불온한 균형과 무게를 가진 혼종체로서 삶을 시작한다. 그의 작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원을 횡단하는 인간의 지각이 어떻게 교배되고 얽혀있는지 반영하는 지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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