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송예은은 완성된 작품을 보관하고 이동시키며 맞닥뜨린 물류 체계의 규율과 제약을 작품으로 구조화한다. 팬데믹 이후 사물을 지리적 틀 너머로 이동시키는 것은 부쩍 까다로운 일이 되었다. 이는 이미지와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전파되는 세태와 상반되며 공고한 국가적 경계와 물리적 한계를 상기시킨다. 작가는 규격화된 물류 운송 파렛트 위에서 퍼즐처럼 맞춰 조립이 가능한 조각을 구상했다. 각 부분은 서로 결착되어 하나의 큰 작품이 되거나 작은 파편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공업용 자재와 도료로 만들어진 대상의 미적 질서는 주어진 환경적 특성을 내재화한 것이다. 단단한 원료들은 제한된 가능성안에 갇히기보다 작가의 적극적인 사전 설계를 통해 능동적인 가능성을 탑재한 유연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이 영리한 조각은 이내 스스로의 리듬을 생산하며 자신이 새롭게 놓일 장소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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