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Crossover)’는 독립된 장르가 서로 뒤섞이는 현상을 칭한다. 이 개념은 서로 다른 가치관 사이에 연결점이 존재함을 의미하며 창작자의 영역에서 맞닿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 전시 ≪크로스오버≫는 김한샘과 문주혜의 독립적인 이야기가 작업으로 번안되는 과정에서 관찰되는 교집합의 영역을 살피고자 한다. 이들은 고전적 내러티브나 대중들이 소비하는 하위문화의 양식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개념이나 소재에 흥미를 갖는다. 두 작가가 그리는 광경 속에는 새로운 시대의 탄생을 예고하는 징후가 발견되기도, 상투적 도상들이 위트와 유머 혹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종의 암호가 되기도 한다. 일상에 산재하는 사고나 인식의 프레임을 전용하는 전략은 두 작가가 열린 구조를 끊임없이 구축해가기 위한 공통적인 태도를 반영한다. 김한샘은 본 전시에서 판타지적 시공을 직접 구축한 뒤 이로부터 파생되는 일종의 부산물로서 작품을 바라보고자 한다. 그는 제작자, 즉 작가로서 무한한 생산을 담보로 할 수 있는 양분으로써 더 넓은 배경을 스스로 만드는 데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가 써 내려가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어봤음 직한 조악한 판타지 소설을 닮았다. 가령 <카인만의 죽음>에서 천사가 공격하는 괴수로부터 태어나는 일곱 마리 용은 선과 악 혹은 탄생과 죽음과 같은 전형적인 시놉시스 장치들을 비틀어 만든 장면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수없이 반복되어 모두에게 익숙한 내러티브나 형식을 차용해 밀도 있는 인과 관계를 형성한 뒤 작가 특유의 익살스러운 해석을 더해 그 정형성으로부터 이탈한다. 자신이 구축한 세계로부터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며 자유로운 제작자로서 다양한 2차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때 그는 주변에 편재하는 문화적, 예술적 단서를 스스럼없이 참조한다. 예를 들어 김재희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한 <아자벨의 탄생>과 <카인만의 탄생>은 고대 신전 제단에서 발견되는 아치형 건축 양식인 니키아(Nicchia)와 전통 모자이크 기법을 접합시키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는 실재하는 문화적 유산의 양식 위에 김한샘이 만들어낸 허구의 맥락을 덧씌우며 그가 상상하는 세상이 가진 아우라와 초월적 의미를 증폭시키는 하나의 사례가 된다. 김한샘이 가상의 공간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설정하고 작품에 접근한다면, 문주혜는 고전적 서사에서 추출한 프레임을 자의적인 의미의 틀로 각색한다. 그는 이 지점에서 관례적으로 선과 악, 삶과 죽음, 밝음과 어두움 등의 의미를 표상하는 여러 시각적 지표들에 관한 대안적 진입을 시도한다. 바니타스화나 타로 카드에 등장하는 수많은 도상은 각자 삶의 방향이나 인간의 감정 등을 표상하는 의미로 번역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작가는 근작들에서 이러한 특정 이미지가 감상자에게 고정적인 의미로 전달되는 관습적 인식의 틀을 역이용한다. 흔히 뱀은 교활하고 어린 양은 무결하며 천상과 지상은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장소이다. 이러한 클리셰는 , <무화과>, <칼라꽃> 등에서 위계를 상실한 채 과장된 장식적 테두리 내부에 안치되어 자유로운 독해의 여
출처 · thisweekendroom.com/crossover아직 남은 캡처가 없네요. bside 앱에서 이 전시의 작품을 기록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