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량과 형상이 마주하는 새로운 국면들 충돌과 협력이 앙상블을 이루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는가? 용어 ‘콘체르토(concerto)’는 일반적으로 협주곡의 한 종류인데, 이는 투쟁이나 논쟁을 뜻하는 라틴어와 일치 혹은 공조를 뜻하는 이탈리아어의 상충되는 두 어원을 근간으로 한다. 이 협주곡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항은 다양성을 가진 악기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에 있으며, 전시 《콘체르토》는 김대운과 박형지의 다채로운 언어들이 충돌하고 연결되며 생산하는 운율의 하모니를 상상하며 기획되었다. 박형지의 회화는 조각처럼 2차원에 살을 붙이거나 깎아가는 3차원적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며, 역으로 김대운은 회화의 추상적 기호들을 다루듯이 조각의 외형을 빚어간다. 그들에게 작품의 완성이란 순차적인 시간의 흐름 끝에 성취되는 것이기보다 높은 엔트로피의 상태를 유지해가는 과정 속에서 획득할 수 있는 잠정적인 것이다. 박형지가 그리는 현재의 표면은 미래의 형상을 담보해 주지 않으며, 역으로 과거의 시간을 순수하게 반영하지도 않는다. 그는 스스로가 그어내는 붓질을 완전히 신뢰하거나 포기하지 않은 채로, 평면에 올라서는 물감의 무게를 끊임없이 갱신하거나 되감기 한다. 일상의 작은 자극이 작가의 주변에 맴돌며 하나의 추상적인 형상으로 번안되는 데에 있어 중요한 것은 대상의 실재적인 재현이기보다 한 시점에 얻었던 사소한 심상을 끊임없이 현재화하는 신체의 감각이다. 특히 그의 근작들은 한정적인 공간에 머무르던 지난 몇 년간 작업실 안과 주변에서 느꼈던 빛, 바람의 흐름, 창문 너머의 소리, 공기의 냄새 등으로부터 출발한다. 다만 화면 위에 남은 행위의 궤적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건이나 상황을 기반으로 출발한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 말하자면 그의 회화란 과거의 시공이 만든 레이어를 완전히 폐기하거나 부분적으로만 취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완성된다. 작가가 붓이나 롤러, 나이프 등으로 지지체에 양감을 더하거나 역으로 이를 다시 긁어내며 완성한 작품들은 납작한 이미지이기보다 서로 다른 무게와 질감을 가진 입체적인 존재가 된다. 반면 김대운이 다루는 매체의 제작 방식에는 여러 선제적 조건이 따른다. 도예에서 흙의 종류, 유약의 특성, 무게 중심, 가마의 온도 등은 작품의 외형을 작가의 의도와 달리 쉽게 변형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도예의 기존 문법과 물리적 제약을 단정적으로 수용하기를 거부하며, 앞서 열거한 여러 불확실성을 각 작품의 완결에 포용하고자 한다. 그는 안정적이고 익숙한 상태에서 벗어나 소외되거나 간과되었던 것들을 재탐색함으로써 새로운 감각적 경험이 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그는 여러 유약들의 화학적 결합을 실험하며 자신만의 레시피를 얻고 중력에 순응하지 않는 형태를 고안해 내는 자유로운 태도를 작업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 그의 조각이 성립하는 방식은 마치 생명이 있는 유기체가 각자가 가진 생장점으로부터 세포를 키워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 각 형상에 내재된 상이한 비정형의 리듬은 끊임없이 작가의 손을 거쳐 증식하며 탄생한 기관
출처 · thisweekendroom.com/concerto아직 남은 캡처가 없네요. bside 앱에서 이 전시의 작품을 기록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