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서양화전공 졸업전시 《Skipping-Hopping》 달리기는 대개 목적지를 향한 질주를 전제한다.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속도를 올리는 움직임은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한다. 더 빠르게 도착하고, 더 많은 것을 해내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은 오늘날의 삶을 조직하는 익숙한 리듬이기도 하다. 건너 뛰기 (Skipping)와 폴짝 뛰기 (Hopping)는 달리기와 다른 방식으로 몸을 움직인다. 발끝으로 지면을 가볍게 툭, 하고 건드리면 그 반동으로 몸이 떠오른다. 그리고 몸은 떠나온 자리에서 조금 비껴간 자리에 착지한다. 스킵! 우리는 주어진 순서에 따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사이를 건너뛰고 이탈해 버리기도 한다. 제멋대로 지면을 떠난 몸은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않은 채 찰나의 시간 동안 부유한다. 떠나온 곳은 발밑에서 멀어지고, 아직 닿지 않은 곳은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 잠깐의 부유 속에서 몸은 자신이 떠나온 지면과 아직 닿지 않은 미지, 그리고 곁에서 마주하는 서로 다른 움직임들을 더욱 가까이 감각하게 된다. 어디에 도착하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은 잠시 떠나온 세계를 가벼운 흔들림과 겹쳐짐 속에서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쩌면 하나의 지면을 떠나 다음 지면을 기다리는 이 찰나의 무중력이야말로, 우리의 지금과 닮아있을지도 모른다. 하나의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건너뛸 때 서로 다른 세계는 가볍게 스치고, 충돌하며 서로의 궤적에 옅은 발자국을 남긴다. <Skipping – Hopping>은 이러한 가벼운 뜀을 위한 자리다. 떠오른 몸은 – 다시 지면에 도달한다. 가벼운 뜀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 줄 수 있을까? 다시, 홉! 우리의 스킵(Skip)에 – 희망(Hope)을 겹쳐본다. 가볍게 몸을 띄우고, 서로를 건드렸다가, 다시 저마다의 지면을 찾아가는 움직임 속에서. 관람 화–일 10: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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