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의 세계에서 탈출한 이미지 조각들디스위켄드룸은 9월 25일부터 10월 16일까지 김한샘 작가의 개인전 《Sword & Sorcery》를 개최한다. ‘소드 앤 소서리’는 마법, 괴물, 영웅, 천사와 악마 등의 비현실적인 소재가 등장하는 판타지물의 하위 양식 중 하나이다. 작가는 본 전시에서 해당 장르에 속하는 특정한 모험담이나 내러티브를 참조하기 보다 이를 주관적 상상력의 울타리로서 상정하고 그 속에서 자유로운 도상의 배치와 공간적 연출을 실험하고자 한다. 그의 작업에는 금과 돌, 보석, 유리 등 주술적 상징물과 용, 괴수, 천사, 검과 유니콘 같은 비현실적 도상이 혼재되어 등장한다. 그러나 열거한 아이콘들은 판타지 장르가 전형적으로 차용하는 드라마틱한 서사나 극적인 충돌의 장면들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작가에 의해 현실로 튕겨져 나온 가상의 존재들은 숭배와 경외 혹은 매혹의 대상이기보다 어딘가 어색하고 불완전한데, 이러한 부조화는 제작 과정의 몇몇 요소로부터 기인하는 듯하다. 먼저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에서 의도적으로 생성되는 방향성의 오류가 도드라진다. 작가는 오래된 2D 인터페이스 게임에서 봤을 법한 비트맵 이미지를 컴퓨터 툴로 일일이 그리고 이를 납작한 종이에 출력한 후 구조물과 병합한다. 이 과정은 극도로 발전한 디스플레이 기술이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의 세계를 구현하며 실재의 차원을 무화 시키는 오늘날 대단히 시대착오적인 방법처럼 보인다. 말하자면 그의 이야기는 발 딛고 서 있는 여기로부터 출발하여 디지털의 시공으로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매끈한 스크린 위에 머무르던 데이터의 흔적을 아날로그의 환경으로 호출하는 역발상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작품을 빚어내는 태도의 무게와 표현되는 대상의 시각적 무게감 사이의 양극성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실재한 적 없던 신화적 이미지는 제의적 행위에 가까운 노동 집약적 제작 방식을 통해 세상에 태어난다. 그래픽의 적당한 물리적 지지체를 찾아 이를 출력물과 연결하고, 그 위에 또다시 금박과 레진 등으로 표면을 씌워내는 과정은 적지 않은 시간과 집중력을 필요로 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완성된 상징물의 모습은 턱없이 조악하고 울퉁불퉁하며 익살스럽다. 따라서 보는 이는 장엄한 서사에 몰입되기보다 검을 맞아 “아파” 하는 용, 퀘스트를 완료하고 “야호”를 외치는 캐릭터, 구름처럼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천사들의 외형과 질감을 살피게 된다. 그리고 바로 이 어설픈 조합의 대비로부터 작품의 아우라와 에너지가 발생한다. 여기에 박물관처럼 연출된 전시장은 크고 작은 생산물에 허구적 맥락을 덧씌우며 이질적인 요소들 간의 대비를 한층 강화한다. 관객들은 유물처럼 말끔히 디스플레이 된 오브제들을 눈으로 하나하나 살피며 여기에 얽힌 사건이나 각 작품이 갖는 함축적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즉 그가 판타지물로부터 추출해 낸 얇은 이미지의 근원적 의미는 선험적으로 내재하는 것이기 보다 그것이 놓이는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결국 그가 구축하는 세계
출처 · thisweekendroom.com/sword-sorcery아직 남은 캡처가 없네요. bside 앱에서 이 전시의 작품을 기록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