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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

한자를 해체하면 글자는 뜻을 잃고 몸짓만 남는다. 이응노의 문자추상은 서예의 필법을 그 지점까지 밀고 간 작업이다. 만년에는 사람으로 옮겨갔다. 〈군상〉 연작에서 그는 작은 인물을 수백, 수천 개 반복해 그렸다. 하나하나는 획 몇 개에 불과하지만 모이면 물결처럼 움직이고, 멀리서 보면 광장에 모인 군중이 된다. 19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렀고 이후 파리에 정착했다. 옥중에서도 밥알과 종이로 작업을 이어갔다. 1989년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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