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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

한국 기반

캔버스는 비어 있고 그 위에 물방울 하나가 맺혀 있다. 그림자까지 정확해서 손을 대면 젖을 것 같다. 김창열은 이 하나를 50년 동안 그렸다. 1970년대 초 파리에서 캔버스 뒷면에 맺힌 물방울을 본 것이 시작이었다고 전해진다. 마포와 한지 위에 물방울만 사실적으로 옮기고 바탕은 그대로 두었다. 1980년대부터는 천자문을 함께 적어 글자 위에 물방울을 얹었다. 그는 물방울을 한국전쟁의 기억을 씻어내는 행위로 설명하곤 했다. 지우는 일과 남기는 일이 같은 붓질 안에 있다. 2021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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